알리바바는 현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지만 거듭된 실패를 딛고 일어선 역사가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알리바바를 세우기 전 세 번의 사업 실패를 경험했다. 대학 졸업 후 항저우전자공업대학 영어강사로 취업했지만 오래 있지 못했다. 1992년 중국 문서를 영어로 번역하거나 통역을 해주는 '하이보 번역회사'를 항저우에 차렸지만 실패했다. 1995년 앞으로 인터넷 세상이 올 것이라고 직감한 그는 중국판 인터넷 옐로페이지(업종별 전화번호부)인 '차이나 페이지'를 창업했지만 역시 고배를 마셨다. 중국 최초의 인터넷 기업으로 꼽히는 이 기업은 준비 부족과 중국 내 인터넷 인프라 부족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1997년에는 중국 대외경제무역부와 공동으로 '온라인 중국상품거래시장' 제작과 사업에 참여했다.

마 회장은 실패 경험을 밑천 삼아 알리바바를 세웠다. 1999년 설립 당시 알리바바는 기업간 거래(B2B) 사이트였다. 중국 제조업체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며 인기를 얻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 명성에 걸맞은 콘셉트와 어울리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2003년에는 C2C 커머스인 타오바오, 2008년에는 B2C인 티몰을 각각 열었다. 해외직거래 창구로 유명해진 알리익스프레스도 세웠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2014년 알리바바는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알리바바는 당시 전체 주식의 13%인 총 3억2010만주를 매각해 총 217억7000만달러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뉴욕증시 역대 기록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공개(IPO)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상장에 이르기까지도 순탄치 않은 길이었다. 창업 이후 1단계 도약을 위한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접촉했던 4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딱지를 맞았다. 그런 역경을 딛고 골드만삭스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각각 500만달러와 2000만달러의 거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는 1999년 창업 당시 18명이던 임직원은 현재 2만5000명을 넘어섰다. 알리바바의 기업가치(시가총액)는 2606억달러(약 300조원)에 달한다. 창업 당시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알리바바의 성공 원인은 중국인의 마음을 잘 공략한 데서 찾을 수 있다. 타오바오는 수수료가 없다. 매출은 온라인 광고와 기업고객의 누리집 디자인, 검색순위에 상위로 올리는 대가로 받는 돈 등으로 올린다. 또 알리페이라는 독특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한 것도 주효했다. 소비자가 타오바오에서 물건을 사면 이체한 금액은 판매자에게 가지 않고 알리페이에 예치된다. 배송이 완료된 뒤에야 알리페이에서 판매자에게 돈이 건네진다.


온라인 쇼핑에서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중국인들의 의구심을 해소해준 것이다. 알리페이는 알리파이낸스로 발전했고, 공과금 결제에 이어 디지털 신용카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