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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스페인에서 막을 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는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한 지능정보기술로 진화하고 있는 모바일 생태계의 변화상을 가시화한 자리였다.

MWC 2017의 최대 화두이자 '초연결'을 실현할 5G 기술은 이미 유수의 모바일 기업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 참여를 약속했다. KT는 기조연설에서 2019년 세계 최초의 상용 서비스 개시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5G와 AI 기술로 지능화된 스마트폰, 웨어러블기기, 스마트홈 등 다채로운 스마트 제품과 서비스를 속속 선보임에 따라 모바일 시장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 무대로 거듭나고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특히 5G 기술은 단순히 획기적 속도 개선이라는 의미를 넘어 대용량 데이터 실시간 전송이 필요한 커넥티드카, 스마트시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반의 신개념 엔터테인먼트 등을 구현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플랫폼이다.

이처럼 지능정보사회로 진전하면서 첫 스마트폰 도입 당시보다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55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도 4.3GB를 넘어섰다. 5G 시대가 본격화되면 이동통신 시장은 데이터 본위로 완전히 재편되는 것은 물론 개인 통신 서비스에 대한 관심 또한 데이터 활용과 이에 따른 소요비용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우편, 통신서비스, 통신장비'로 구성된 현행 통신비 개념과 분류 체계를 생활·문화 가치를 반영한 디지털 경제비용 체계로 재정립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이와 관련해 현재 유엔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소비지출 분류 체계(COICOP)'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유엔은 새로운 통신기기 출현과 인터넷 서비스 발전에 따라 '통신'과 '오락·문화'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관련 지출 분류 체계의 전면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신 서비스 범위와 역할이 점차 확장되고 있는 측면을 반영, '통신비' 개념과 분류 체계 또한 현실에 맞게 재정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다만 국제 분류 체계가 개정되기까지는 약 2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잠정 2019년 3월)되고 있다. 통계 집계 가능성과 다른 분야의 통계 지표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종합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지난해부터 미래창조과학부를 구심점으로 통계청, 이동통신 분야 산·학·연 전문가가 모여 통신 환경 변화에 따른 가계통신비 개념 재정립과 관련 통계 정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통신 서비스 이용 현황 진단과 국제 사회 동향을 분석, 변화된 여건에 부합하는 개편안 마련이 목표다.

우리 기업과 정부는 이미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5G 이동통신 시범 서비스에 이어 조기 상용화를 약속한 바 있다. 글로벌 5G 시장을 야심만만하게 선도해 온 만큼 기술 선점과 표준화를 넘어 우리 이동통신 시장의 오늘을 반영하고 합리적인 내일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기반을 다지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choijaey@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