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브랜드 수수료 관련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2015년 조사 이후 17개월 만이다. 공정위가 대기업의 브랜드 수수료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하자 관련 기업이 긴장했다.

2015년 11월 중순에도 삼성, 현대차, SK, LG 등 당시 기준으로 총수가 있는 41개 대기업집단의 브랜드 수수료 현황을 전수 조사한 바 있다. 브랜드 사용 대가로 낸 수수료가 총수 일가에게 흘러갔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특별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았지만 이번 추가 자료 요구에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공정위 소식에 밝은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두고 공정위가 위법과 관련된 실마리를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별한 사유 없이 17개월이나 지난 사안을 다시 들추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 관계자는 추가 자료 요청이 현장 조사로 이어진다면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 관련 제도 등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기업은 통상 지주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에 브랜드를 빌려 주고 사용 대가를 받는다.

SK, LG, GS, CJ, LS 5개 지주회사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연간 브랜드 수수료는 2010년 4700억원에서 2014년 6710억원으로 40%가량 늘었다. 5개 지주회사가 5년 동안 받은 브랜드 수수료만 총 3조원이다. 천문학 규모의 금액이다. 공정위가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해당 거래에 잘못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이 공정위의 역할이다. 잘못된 부분을 슬쩍 덮거나 감춘다고 해도 언젠가는 드러나게 된다. 반대로 어떤 사안을 억지로 헤집으려 한다면 그에 대한 역풍 또한 피할 수 없다. 이미 많은 사례를 지켜봤다.

이번 사안을 두고 일부에서 과한 억측까지 내놓고 있지만, 공정위가 순리에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편한 시선이 '오비이락(烏飛梨落)'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