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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정부 바람직한 통신 정책은]〈1〉포퓰리즘의 최후···'이스라엘의 비극'

입력2017.03.20 17:00 수정2017.03.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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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정보통신기술(ICT) 공약 마련에 분주하다. 대선과 총선 등 이른바 정치 계절마다 반복되는 '통신 포퓰리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통신비 일괄 인하'로 대표되는 통신 포퓰리즘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현 시점에서 투자의욕을 저해하고 ICT 생태계를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산업 현황과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올해 1월 이스라엘에서 '통신 파티'가 끝났음을 알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전자회사 '일렉트라'가 기간통신사업자 '골란텔레콤'을 3억5000만세켈(약 1080억원)에 인수했다. 2012년 설립 이후 저가 요금을 앞세운 파격 영업으로 이스라엘 통신시장을 뒤흔든 골란은 경영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5년여만에 인수되는 운명을 맞았다. 이 회사는 통신망 임차비용 6억세켈(약 1852억원)을 빚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분기 600만세켈(약 1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골란의 파산은 '통신 포퓰리즘'의 종착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 통신시장에 시사하는 바 크다. 이스라엘은 '통신비가 비싸다'는 국민 불만을 수용, 대대적 경쟁정책을 도입해 통신비를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통신사 적정이윤 보장에 실패하면서 선진국 가운데 최하위 통신품질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스라엘 통신부는 한국처럼 3개 회사가 과점하는 통신시장을 경쟁체제로 재편하기 위해 2012년 '경쟁촉진 통신법'을 제정했다. 기간통신사 진입 장벽을 낮추고 알뜰폰(MVNO)을 활성화하는 것이 골자다. 약정요금도 폐지해 마음껏 번호이동을 할 수 있게 했다.

3개이던 기간통신사업자가 5개로 늘었고, 5곳 이상 알뜰폰이 진입해 무한경쟁을 펼쳤다. 정책은 대성공이었다. 통신비가 급락했다. 한 가족 통신비가 300달러에서 30달러로 급락한 극적 사례도 나타났다. 가격이 10분의 1로 떨어지면서도 음성, 데이터 사용량은 늘어나는 '마법'이 펼쳐졌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무선통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경쟁정책 도입 이전 3만1000원에서 도입 이후 2만2000원으로 떨어졌다.

통신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던 이스라엘 국민은 환호했다. 하지만 산업적 후폭풍은 컸다. 우선, 통신사 매출이 급락했다. 2015년 기준 3대 통신사인 펠레폰, 셀콤, 파트너의 연간 매출(무선사업)이 각각 15%, 9%, 6% 줄었다. 파트너는 4000만세켈(약 123억원) 영업손실까지 입었다. 핫모바일은 영업손실이 3억5600만세켈(약 1100억원)에 달했다.

매출이 줄면서 인프라 투자가 줄었다. 2015년 파트너는 17%, 셀콤은 19% 투자를 줄였다. 5G 이동통신 투자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통신품질도 나빠졌다. 2016년 6월 현재 이스라엘 LTE 보급률은 51.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33위에 그쳤다. 100%를 넘긴 한국의 절반도 안된다. 2015년 현재 이스라엘 평균 모바일 인터넷 속도는 46Mbps로, OECD 평균 77Mbps에 한참 못 미친다. 현지 전문가들은 통신 인프라 낙후로 세계 최고 수준 ICT가 도태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골란텔레콤 인수를 주도하고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길 샤론은 “통신비 초저가 시대가 막을 내릴 때가 왔다”면서 “너무 낮은 요금을 현실에 맞게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때 이스라엘이 이동통신에서 리더인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LTE 투자에 한참 뒤처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OECD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자료:OECD(2016년 6월 기준)

*휴대폰+세컨드 디바이스

[차기정부 바람직한 통신 정책은]〈1〉포퓰리즘의 최후···'이스라엘의 비극'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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