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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팹리스를 위한 최소한의 지원

발행일2017.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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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SW)는 반도체 설계 사업을 시작할 때 꼭 구비해야 하는 도구다. 그런데 사용료가 비싸다. 어떤 칩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0명 미만 인력을 기준으로 최소한의 구색만 갖춰도 연간 1억5000만~2억원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구매하기 쉽지 않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스타트업보다 반도체 스타트업이 드문 이유로 EDA 구매 진입 장벽이 꼽히곤 한다.

우리 정부는 2015년까지 국내 중소 팹리스에 EDA 툴 사업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지원 사업이 중단됐다. 전체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EDA 툴을 불법 복제해서 사용하다 적발돼 망신을 당한 업체도 줄줄이 나왔다.

'반도체 굴기'를 외치는 중국은 상황이 다르다. 지역별로 관리 주체를 둬 EDA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덕에 팹리스 창업이 크게 늘었다. 지금 중국 내에선 매출을 내는 크고 작은 팹리스가 2000개 안팎에 이른다. 그 가운데 200~300개 업체는 대규모 투자도 받았다. 지금 국내 팹리스 업체 숫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그나마 버티던 팹리스도 의료나 바이오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의 씨앗이다. 이대로 간다면 씨앗을 중국에서 수입해 써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팹리스를 위해 최소한의 정부 지원이라도 있어야 한다. 지원한다면 관리 주체, 방법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 SW-SoC융합R&BD센터가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 EDA 지원 사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운영 방식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연간 수백억~수천억원씩 매출을 내는 팹리스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원하는 EDA 툴 카피 수도 늘려야 한다. 교육을 제외하면 EDA 지원 관리 인력은 두세 명이면 족하다. 산업 씨앗을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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