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닮은 꼴`로 대결을 펼치게 됐다. 그동안 일체형 금속(메탈) 케이스를 고수했던 애플마저 유리 케이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풀스크린`으로 불리는 베젤 없는 전면 디자인이 확산되고 후면에는 유리(글라스) 소재가 공통으로 채택된다. 무선충전 효율 향상을 고려한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차기 아이폰 후면 케이스에 유리 소재를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리 케이스는 중국 비엘이 공급한다. 유리 가공 장비는 국내 기업이 납품한다. 국내 유리 가공장비 업체-중국 비엘-애플로 이어지는 공급망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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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중국 비엘로부터 후면 유리 케이스를 공급받을 것으로 안다”면서 “국내 열성형 장비 기업도 비엘과 함께 애플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LG전자 역시 G6를 출시하며 유리 케이스로 회귀했다. G6는 측면에 금속, 후면에 유리 소재를 썼다. 애플은 그 동안 아이폰에 일체형(유니바디) 메탈 케이스를 적용했지만 이번엔 유리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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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G6

삼성전자 역시 오랫 동안 유리 소재를 사용해왔다.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 갤럭시S 시리즈는 측면을 금속, 후면을 유리로 마감했다. 이달 말 공개되는 갤럭시S8 역시 외관 소재는 전작과 유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는 지문에 취약하지만 경도가 높아 긁힘에 강하다. 매끈한 질감을 갖춰 디자인이 금속에 뒤지지 않는다. 더 큰 이유는 무선충전이다. 차기 아이폰은 무선충전 적용이 기정사실화됐다. G6, 갤럭시S8도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어떤 방식의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하든 금속보다는 유리 소재가 효율 면에서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자기공명형 무선충전은 자기유도형과 달리 메탈 케이스에도 적용 가능하지만 효율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어떤 방식이든 무선충전을 적용한 스마트폰에는 유리 케이스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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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8 특징을 암시한 초청장

후면뿐만 아니라 전면 디자인도 닮은 꼴이다. LG전자는 G6 전면 디자인을 `풀비전`으로 명명했다. 위아래 최소한 공간만 남기고 베젤(테두리)이 거의 없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18대 9 화면비를 최초로 실현했다.

갤럭시S8, 아이폰8(가칭) 역시 베젤 없는 스마트폰으로 나온다. 갤럭시S8은 측면마저 곡면(엣지)으로 만들어 `풀스크린`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위아래 베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문인식부도 후면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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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유출된 갤럭시S8 추정 이미지


차기 아이폰 역시 비슷한 구조가 예상된다. 전면에 물리 버튼을 제거하고 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운다. 국내외 제조사 디자인 공통분모가 커지면서 전면 풀스크린, 후면 유리 케이스가 올해 플래그십 시장의 `대세 디자인`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