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진이 `먹을 수 있는 로봇`을 공개했다. 젤라틴으로 만들어 체내에서 소화되는 로봇 액추에이터다.

14일(현지시간) 리코드에 따르면 스위스 에꼴 폴리테크닉 대학 인텔리전트시스템연구실은 삼킬 수 있고 소화가 가능한 젤라틴으로 만들어진 로봇 액추에이터를 공개했다. 현재 개발 초기단계다. 연구팀은 1년 이상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상용화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액추에이터는 기계에서 움직임을 담당하는 부품이다. 일반적으로 모터로 동작하는 액추에이터와 달리 이 액추에이터는 공기압, 유압, 화학반응에 의해 이동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액추에이터를 배터리, 칩, 카메라 등과 결합하면 `식용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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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연구진이 공개한 젤라틴 소재 액추에이터.

이 로봇의 효용성에 대해 다리오 플로리노 연구실 담당교수는 “약물을 특정 소화기관으로 전달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젤라틴 액추에이터 길이는 약 3~4㎝다. 액추에이터 두개를 결합하면 집게 역할을 할 수 있다. 위장 내에서 집게를 이용해 자리를 잡고 지속적으로 약물투입이 가능하다.

크리스토퍼 베팅거 카네기멜론대 생체엔지니어링 교수는 “젤라틴은 식용 로봇 재료로 의미가 있다”며 “젤라틴은 이미 캡슐형태 약의 외층으로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베팅거 교수는 지난해 멜라닌으로 만들어진 식용 배터리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액추에이터는 내부에 전자부품이 없어 소화가 가능하다.

식용 전자부품은 현재 일부 소개됐다. 알약형태 센서와 카메라 등은 이미 사용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MIT연구팀이 삼킨 후 위장관을 따라 활동하며 위산과 만났을 때 전기를 만드는 소형 캡슐 개발에 성공했다. 이 캡슐은 체내로 들어가 몸속에서 약을 투여하거나 심장박동·호흡 등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센서의 배터리로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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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연구진이 개발한 위산으로 전기만드는 캡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