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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다. 에너지 신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도 있어 에너지 관련 주요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에너지 신산업의 하나로 `제로에너지빌딩`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제로에너지빌딩 보급 사업을 위해 건축 기준 완화와 금융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2020년 공공 부문, 2025년 민간 부문으로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2025년 이후 신축 건물은 제로에너지빌딩 설계를 의무화해야 한다.

현재 건물 부문은 세계 에너지의 약 36%를 소비하는 에너지 소비 주체다. 제로에너지빌딩이 보급되면 우리나라 연간 에너지비용의 최대 80%까지 절감이 가능하다. 건물 에너지 절감에 핵심 대안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제로에너지빌딩은 고성능 단열재를 사용해 외부로 새나가는 열을 차단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해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 별도의 외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 에너지 소비·생산이 균형을 이루는 `에너지 자립형 건물`이다.

제로에너지빌딩은 IoT, ICT와 건축 기술 융합으로 실현 가능하다. 매니지먼트 기술 융합이 필수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이 건물에너지 관리에 최적화된 기술로 각광받는다. BEMS 기술로 건물 내 에너지 사용 기기에 센서와 계측 장비를 설치하고 통신망으로 연계한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원별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통합·관리·제어할 수 있다.

제로에너지빌딩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온실가스 감축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파리기후협약이 발효했다. 195개 협약 당사국은 2020년 이후 신기후 체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 목표를 정했다. 제로에너지빌딩이 상용화되면 건축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제로에너지빌딩의 세계 시장 전망 또한 밝다. 현재 420조원 규모의 세계 시장은 2024년 약 1560조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외에서 에너지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제로에너지빌딩 기술 적용이 의무화되고 국가별 지원 정책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는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에너지 분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제로에너지빌딩 시장은 새롭게 떠오르는 블루오션이다. 건축 분야의 신기술 개발과 축적된 건물에너지 관리 능력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정체된 해외 건설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제로에너지빌딩이 보급되면 국민 주거비 부담 감소는 물론 연간 10만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형 친환경 녹색 건축`으로서의 제로에너지빌딩은 `성장`과 `글로벌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열쇠`다. 정부의 제로에너지빌딩 육성 정책에 힘입어 산업계의 긴밀한 협조와 사회적 인식 확대로 제로에너지빌딩이 빠르게 활성화되기를 희망한다.

김상명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건설에너지사업본부장 ksm@kcl.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