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S는 두 얼굴의 차량이었다. 저속으로 주행할 때는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유령`처럼 부드럽게 움직였다. 하지만 가속페달에 힘을 줘서 밟으면 온 몸이 짜릿할 정도로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럼에도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 등은 항시 주위 상황을 알려줘, 안전운전이 가능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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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90D 류종은 기자 rje312@etnews.com

13일 서울 영동대로를 포함한 강남구 일대에서 테슬라 모델S 90D를 시승했다. 이는 국내에 처음으로 공식 출시하는 차량으로, 오는 6월부터 고객들에게 인도된다. 이번 시승은 1시간 가량 짧은 시간동안 진행돼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성능 파악에 초점을 맞췄다.

모델S 90D는 테슬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모델이다. 90D는 배터리 용량이 90㎾h라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에서는 최대 512㎞까지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환경부 인증 공인 주행거리는 378㎞다. 국내 전기차 주행거리 인증 기준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엄격하기 때문이다.

국내 출시 모델은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친 차량으로, 전면 디자인이 대폭 변경됐다.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DRL)을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외관을 완성했다. 전체 크기는 전장 4979㎜, 전폭 1964㎜, 전고 1435㎜ 등으로, E세그먼트(준대형) 세단 크기다. 휠베이스(축거)는 2960㎜로, 동급 내연기관 차량보다 길어 넓은 실내와 트렁크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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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90D 실내 인테리어 류종은 기자 rje312@etnews.com

모델S는 차 문을 여는 것부터 새로운 방식이었다. 키를 소지한 채 차량에 다가가니, 문에 숨어있던 크롬도금 손잡이가 튀어나왔다. 실내는 가죽시트와 알칸타라(인조스웨이드)로 마감해 고급스스럽게 연출했다. 하지만 기어레버, 창문 조작 버튼 등 각종 부품은 메르세데스-벤츠 것을 사용해, 조잡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는 17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으로만 구성됐다. 터치스크린은 내비게이션, 공조장치, 주행모드 등 차량 전반적인 통제가 가능했다. 화면은 상하로 5:5 분할돼 지도 화면과 차량 조작을 동시에 가능케 했다. 터치 인식은 수준이 높아서 조작 실수가 거의 없었다. 다만, 주행 중 정확한 터치를 위해서는 시선을 내려야 해서 불편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4초 만에 가속력은 슈퍼카 수준이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는 만큼 거침없이 달렸다. 테슬라 청담 전시장에서 영동대로를 따라 대치동을 거쳐 삼성의료원을 다녀오는 구간이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에어서스펜션을 차고를 최저 121㎜까지 낮출 수 있어 주행안정성은 더욱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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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동대로를 주행 중인 테슬라 모델S 90D 류종은 기자 rje312@etnews.com


첨단 안전장치도 돋보였다. 일반 차량은 경고음과 불빛으로 위험을 알린다. 하지만 모델S는 차량에 설치된 8개 카메라, 각종 센서로 항시 차량 주위를 인식, 위험상황을 계기판에 알려줬다. 반자율주행기능인 `오토파일럿`도 장착되지만, 국내에서는 레벨2 수준으로 구현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