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가 PC를 버리기로 했다. 모바일뱅킹 서비스만 제공하는 모델을 선택했다. 인터넷뱅킹 이용자 대부분이 여전히 PC뱅킹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파격 실험이다.

오프라인 지점을 갖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바일만으로 서비스가 가능할지 걱정도 된다. 하지만 우려보다는 카카오뱅크가 금융권에 가져올 혁신에 기대감이 더 크다.

카카오뱅크가 금융위원회에 모바일로만 서비스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며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고 한다.

금융당국도 이를 검토,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적극 돕고 나섰다. 기존에 없던 혁신 서비스만 가능하다면 규제 완화 등 전폭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과 카카오뱅크 내에서도 복잡한 업무를 모바일로만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경쟁자와 확실한 차별화를 위한 선택을 했다.

해외는 이미 모바일뱅킹을 시도하고 있다. 작년 4월 문을 연 영국의 아톰뱅크나 스탈링뱅크 등이다. 핀테크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영국이 한 발 먼저 시작했다.

중국 텐센트는 메신저 `위챗`을 필두로 금융 시장 대세가 됐다. 2014년 위챗에 도입한 세뱃돈 `훙바오` 보내기 서비스는 올해 1월 춘제 때 송금액만 1000억위안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 동안 위챗으로 오간 훙바오만 142억건이다.

카카오뱅크 시도는 PC기반에서 모바일로 흐름이 바뀌는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모바일 온리(Only)` 전략이 결코 무모한 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1월 본인가 신청을 했고, 3월께 본인가를 받아 상반기 내에 영업을 시작한다. 차별화를 위해 파격 시도를 시작한 카카오뱅크가 우간다보다 뒤처진 한국 금융산업에 거대한 쓰나미를 몰고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