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2014년 내놓은 스마트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음성으로 음악재생, 우버 예약, 스케줄 브리핑 등을 명령할 수 있어 차세대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에코 인기에 자극받은 구글은 지난해 하반기 AI스피커 `구글홈`을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SKT와 KT, 네이버 등이 AI스피커 대열에 합류하는 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이같은 AI스피커가 또다시 진화할 전망이다. 아마존과 구글은 AI스피커 기능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 바로 전화기능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과 구글이 AI스피커에 전화를 걸거나 받는 기능을 올해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AI스피커로 스마트홈을 제어하는데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아마존과 구글은 스피커에 채택된 AI를 가정 집은 물론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로 확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만약 스피커에 전화기능을 넣는다면 AI 채택 기기 확대와 빈번한 사용을 유도할 수 있다.

WSJ은 “에코 또는 구글홈에 친구나 지역 비즈니스에 전화하도록 명령하는 것은 예상했던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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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구글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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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에코`

이 기능을 추가하면 AT&T나 버라이즌 등 전통적 전화회사에 타격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유선전화사업을 더 어렵게 하고 스마트폰 이용빈도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아마존은 2014년 에코를 내놓은 후 전화기능 추가를 검토했다. 그러나 개발자 이직 등으로 작업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전화시장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14년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실패했다. 반면 에코는 약 1100만대(모건스탠리 추정치)가 팔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구글은 지난해 하반기 `구글홈`을 내놨다. 구글은 보이스, 텍스트, 온라인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 통신사업 경험이 있다는게 장점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기반 음성인식과 번역 소프트웨어도 갖고 있다.

`AI스피커 전화`에는 다양한 기능이 포함될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착신전환 기능을 사용하면 스피커로 걸려오는 전화를 휴대폰에서 받을 수 있으며 반대도 가능하다. 또 사용자 기존 전화번호와 연락처를 에코와 동기화할 수 있다.

아마존과 구글은 자체적으로 통신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스카이프 등 외부 인터넷전화(VoIP)업체에 플랫폼 개발을 맡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걸림돌도 있다. 에코와 구글은 사용자 명령을 받기 위해 몇 초 단위로 오디오를 녹음한다. 그리고 명령이 떨어지면 녹음된 오디오를 클라우드에 전송해 분석한 후 응답한다. 때문에 통화내용이 녹음돼 유출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다.

앨버트 지다리(Albert Gidari) 스탠퍼드대 로스쿨 인터넷사회센터 보안담당 교수는 “모든 것을 측정하고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듣는 세계가 되고 있다”며 “기술이 프라이버시 보호를 모호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화 기능을 추가하면 통화 내용이 아니라 통화 전화번호와 통화 지속 시간 등 메타 데이터만 수집하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적도 있다.


또 에코와 구글홈이 전화 회사는 법 집행 기관이 전화를 실시간으로 도청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연방법을 준수해야 할지도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WSJ은 전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