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카카오와 시너지를 강화한 멜론 모바일 개편 이미지<전자신문DB>

로엔엔터테인먼트, KT뮤직, 벅스, CJ E&M 등 국내 디지털 음원 업계가 처음으로 매출 합계 8000억원을 돌파했다. 모회사 시너지 창출로 유료 가입자와 관련 사업이 같이 성장했다. 성장세를 지속하면 내년 이후 1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국내 주요 음원 사업자인 로엔엔터테인먼트, KT뮤직, CJ E&M 음악사업부문, 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8300억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7000억원 수준에서 1000억원 넘게 늘어났다.

음악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 45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음악 서비스 `지니`를 운영하는 KT뮤직은 같은 기간 매출이 24.8% 늘어난 1113억원에 달했다. 벅스 매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730억원으로 성장했다. 엠넷닷컴 서비스를 운영하는 CJ E&M 음악사업부문은 지난해 1994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업계는 디지털로 음원 소비 형태가 바뀐 뒤 처음 연매출 규모 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자 `애플뮤직` 진출과 이용자 포화상태라는 부정적 전망에도 모두 성장세를 유지했다.

모회사와 시너지로 유료 가입자가 늘어난 게 주효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에 인수된 뒤 ID 연동, 공동 마케팅 진행, 카카오톡 내 음악 연동 등 시너지 작업을 지속 추진했다. 36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이용자가 늘어났다.

벅스는 자회사 NHN엔터테인먼트 결제서비스 `페이코`, 만화플랫폼 `코미코` 등과 연계 상품 `니나노클럽`을 강화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용자 80만명을 확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KT뮤직도 가수 공연을 360도 가상현실(VR)로 감상하는 `지니VR`를 선보이는 등 KT와 시너지를 추진하며 가입자가 성장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성장 가장 큰 원인은 유료 가입자 증가”라면서 “카카오와 연계를 지속 추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Photo Image
벅스 니나노클럽 시즌3 이미지<전자신문DB>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도 성장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 음원 유통과 소매사업에서 공연, 관련 상품 판매, 360도 VR 등 듣는 음악에서 즐기는 음악으로 전환했다. 음악 생산·유통·판매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도 추진했다.

증권가는 올해도 음원 업체가 치열한 경쟁 속에 시장 규모를 키울 것으로 전망한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4500만명 가입자를 가진 카카오톡과 시너지를 본격화한다. 벅스도 지난해에 이어 니나노클럽 공격적 마케팅을 지속하고 SK텔레콤과 연계 효과를 창출한다. CJ E&M은 엠넷닷컴 등 사업을 CJ디지털뮤직으로 분사해 성장 속도를 더한다.

벅스 관계자는 “지난해 애플뮤직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국내 음원 사업자가 콘텐츠 경쟁력 제고에 힘쓰면서 주요 업체 모두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콘텐츠 소비 행태 변화와 저작권 인식 개선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 음원 시장이 1조원대 진입을 바라보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음원 전송사용료 할인율 개선을 추진한다. 다운로드 묶음 상품이나 스트리밍·다운로드 복합 상품에 적용된 할인율이 낮아지면 음원업체 원가 증가가 예상된다. 음원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매출 규모가 커지거나 유료 이용자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 모두 존재한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할인율 개선 사업 결과에 따라 시장 상황에 변화가 올 것”이라면서 “이제 시작되는 만큼 개선 결과는 내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