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디지털 무전기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미 1990년대에 계획을 마련한 나라도 있다. 휴대형 통신 방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될 것을 예상했다.

미국은 20여년 전부터 디지털 무전기 보급을 구상했다.

디지털 무전기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주도로 이뤄졌다. 부족한 주파수 문제의 현실을 해결하고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무전기 디지털화를 추진했다.

FCC는 1995년 업무용 무전기(LMR)를 시작으로 협대역 전환을 꾀했다. 2년 후인 1997년 2월 채널 대역폭을 25㎑를 12.5㎑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듬해인 1998년에는 초협대역 디지털 무전기를 도입했다.

업계와의 협의를 거쳐 2011년 1월부터는 기존 대역폭인 25㎑를 쓰는 무전기는 신규 허가를 내지 않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겸용 무전기를 허용하다가 지난해부터 아날로그 방식 사용을 중단했다.

유럽에서는 2006년 전자통신위원회(ECC)가 전 대역 내에서 협대역을 사용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당시 유럽 아날로그 생활용 무전기(PMR) 채널 대역폭 12.5㎑를 6.25㎑로 줄이는 게 핵심이었으며, 2013년 11월 8일 의무화했다.

유럽통신표준연구소(ESTI)는 2008년 대역폭 6.25㎑의 디지털 초협대역 무전기를 도입하고 2013년에 아날로그 방식 무전기 서비스를 종료했다.

일본은 1983년 경찰용 무선통신망을 시작으로 디지털 무전기를 도입했다. 보안 강화가 목적이었다. 1999년 디지털 협대역 통신시스템 도입 이후 업무용으로도 디지털 무전기 사용이 늘었다. 2008년부터는 초협대역 무전기를 도입, 아날로그 방식과 혼용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은 2022년부터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가까운 중국은 한국보다 앞서기 위해 서두르는 모양새다. 무전기만큼은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이미 아날로그 무전기 시대를 끝내고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2009년부터 산업용 무전기를 대상으로 12.5㎑ 협대역 무전기를 도입했다. 2010년 1월 중국 정부는 공문 666호를 발표하면서 2011년부터 아날로그 무전기 신규 허가를 금지했다. 지난해부터는 초협대역 디지털 무전기 보급을 시작했다.


제조 경쟁력도 갖췄다.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이자 글로벌 무선통신 시장 2위 업체인 하이테라가 대표 사례다. 하이테라는 지난해 11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국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