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가 13일부터 야근금지 등 근로개선 방안을 전사에 의무 시행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8일 △야근과 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도 도입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금지 △종합병원 건강검진 전 직원 확대 등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3일부터 퇴근 후 업무지시와 야근이 금지됐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이날 오전 사내방송에서 전 직원 대상으로 “회사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실행에 옮기는 이유는 직원들의 건강한 삶을 지향하고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기업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라며 개선안 취지를 설명했다.

24시간 게임 서비스에도 변화를 준다. 라이브게임(서비스 중인 게임) 정기 업데이트는 심야에 진행하지 않는다.

심야 업데이트 금지는 가능한 게임부터 먼저 시행한다. 한 달 간 조정기간을 통해 실제 적용 문제점을 찾아 해결한다. 한 달 후부터 모든 게임에 적용한다.

과도한 업무 문제는 인원 충원으로 해결한다. 당장 충원이 이뤄지지 못해 발생하는 야근이나 주말 근무에는 의무적으로 대체휴가를 부여한다. 근무시간 조정 등 탄력근무제로 피로가 누적되지 않게 한다.

넷마블게임즈는 일하는 문화 개선 정착에 따른 업데이트와 게임 출시 일정 지연을 감수하기로 했다. 권영식 대표는 “단기적으로 일정 지연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일하는 문화개선이 정착되면 장기적으로는 우수인재 영입, 업무 분산, 직원 만족도 제고 등 선순환으로 궁극적으로 넷마블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는 개선안 정착과 지속 시행을 위해 매월 각사 현황을 경영포럼에서 공유 점검한다. 시행 한 달 후 개선 사례와 문제점을 공유하는 전사 리더 대상 워크숍을 연다.

권 대표는 “지난 2년 간 조직문화 개선 캠페인과 각 사 개선활동으로 일하는 문화를 개선했지만 아직 미흡한 조직이 존재한다”면서 “24시간 게임 서비스를 하는 업의 특성이라는 현실적으로 뛰어넘기 어려운 장벽과 마주했으나 회사는 큰 용기를 내어 실행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건강한 넷마블`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개선안은 넷마블게임즈 상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내달부터 게임과 SI업체를 대상으로 장시간 근로 등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기획감독을 실시한다. 게임업계 상대로 주중 초과 근로·휴일특근 등 근로시간 한도 위반, 휴게시간 부여, 시간외 수당 지급, 연차유급휴가 부여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상장을 앞둔 넷마블게임즈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상장 이후에는 주주 요구가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안 시행으로 넷마블게임즈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속도전` 전략에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

넷마블게임즈는 그동안 1~2년 후 시장을 내다보고 게임을 만드는 전략을 고수했다. 지식재산권(IP) 발굴부터 기획, 개발, QA(Quality Assurance)까지 일정을 단축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을 이끌었다.

넷마블게임즈는 20여개 계열사에 3500명 임직원이 근무한다. 지난해 사외에서 두 건의 직원 과로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 중 한 건은 유족이 `과로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하며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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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