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부스에 이어 전봇대(전신주)와 길거리 변압기가 전기자동차 충전기로 활용된다. 별도 장치의 설치 없이 전기가 인가된 시설물이면 필요한 전기를 즉시 꺼내 쓰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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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에 설치된 변압기를 이용해 한국전력공사 전기차 충전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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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에 전신주를 이용해 한국전력공사 전기차가 충전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전신주와 변압기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기 개발을 완료하고 이달부터 부산·울산시에 시범 설치,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환경부가 공중전화 부스를 이용한 충전기를 보급한 데 이어 최근엔 아파트단지 주차장 벽면에 빌트인 형태의 충전기도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전신주와 길거리 변압기까지 충전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별도의 전기 인입 장치와 덩치가 있는 고정형 충전기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부산 해운대구에 전신주와 변압기 각각 1기에 완속충전기(7㎾h)와 중속충전기(20㎾h)를 설치, 시범 활용한 뒤 지방자치단체 이외 지역으로 10기 이상씩 충전기를 구축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까지 시범 운영 후 전국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 지자체 전역으로 확산한다.

충전 요금은 전기요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된다.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2018년까지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 50%를 감면하기로 함에 따라 가정용 일반 전기요금보다 낮게 이용할 수 있다. 한전은 충전 이용자 편의성과 안전을 고려, 충전기-충전케이블 일체형으로 제작해 보급한다. 앞으로 도로변 노상주차장과 인접한 배전(전신주·변압기 등) 설비를 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이미 구축된 전력 설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 부지나 설치 공간 확보 어려움은 없으며, (충전기) 위치까지 주거 지역 안까지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면서 “다만 충전할 때 전용 주차면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지자체와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