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는 통신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망을 가상화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스위치, 라우터 등 통신장비를 범용 x86 서버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호를 송·수신하는 기지국을 제외하고 트래픽을 처리하는 장비 대부분을 SDDC로 구현할 수 있어 통신 시장의 대변혁이 예상된다.

통신 시장에선 2~3년 안에 SDDC가 기존 통신장비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SDDC가 통신 시장을 점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시스코와 노키아 등 통신장비 회사는 국내 이동통신사에 x86 서버 기반의 가상 중계기를 공급했다. 데이터센터와 통신 시장 간 벽이 허물어진 셈이다.

통신사도 SDDC 준비에 한창이다. SDDC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유연한 확장, 신속한 통신 서비스 구현, 대용량 트래픽 처리를 위한 최적의 선택이나 다름없다.

SK텔레콤은 통신 분야 SDDC 적용을 위해 차세대 인프라인 `코스모스(COSMOS: Composable, Open, Scalable, Mobile-Oriented System)`를 제시했다. 코스모스는 SK텔레콤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가상화된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전사자원관리시스템(ERP) 등 사내 정보기술(IT) 서비스뿐만 아니라 미디어·사물인터넷(IoT) 등 플랫폼 서비스, 나아가 이동통신 서비스까지 SDDC에서 구현한다는 개념이다.

코스모스는 지금까지 액세스, 에지, 백본 등 네트워크 영역별로 구분된 장비 대신 SDDC를 활용하면 실현이 가능하다. 소프트웨어(SW)로 영역별 네트워크 장비 기능을 구현하고, 실제 장비는 서버·스토리지·스위치 등 범용 장비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SDDC로 통신 환경을 구현하면 시장 수요에 맞춰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불꽃축제 같은 대규모 행사에서 트래픽이 급증하면 자동으로 네트워크 자원을 추가 할당, 대응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SDDC 제어와 관리를 위한 핵심 기술인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컨트롤러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KT도 SDDC 구축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 SDDC 구축 기간을 수개월에서 수주 안으로 줄일 수 있다. KT 인터넷 서비스 일부도 SDDC에서 제공한다. 올해 KT 자체 데이터센터에 시범 적용하고, 앞으로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12일 “초기에는 데이터센터 시장이 SDDC로 전환되지만 장기로는 통신 인프라도 SDDC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라면서 “5G가 상용화될 시기와 맞물려 통신장비 시장에도 SDDC가 도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