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 비용의 현실화는 오랜 숙제다. 국내 주요 SW 관련 협회 신임 회장들의 취임 때마다 일성으로 외치는 단골메뉴다. 우리나라 SW 산업의 경쟁력 강화 전제 조건이다. 지금까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제 가격을 받지 못하면 수익이 악화된다.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 종사자들은 이른바 `3D` 산업 역꾼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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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초부터 국내 SW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진원지는 해외다. SW 유지보수 세계 2위 업체인 스피나커서포트(이하 스피나커)가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이 분야 1위인 리미니스트리트가 들어온 지 5개월 만이다. 스피나커는 다음 달 우리나라에 지사를 설립한다. 스피나커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과 SAP 전사자원관리(ERP) 등 주요 SW 제품 유지보수가 전문이다. 다음 달 채용을 마무리한 뒤 국내 시장을 우선 공략한다.

세계 1, 2위 업체가 앞다퉈 한국에 진출한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다. 오라클, SAP 등 외국계 SW의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려는 고객은 의외로 많다. 그동안 대체재 부재에 따른 과점 지위를 누렸다. 물론 스피나커에 대한 반응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찻잔 속 태풍이 될지 거대한 돌풍이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유지보수 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오라클, SAP 유지보수 영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높은 유지보수비 절감을 고민해 왔다.

유지보수 요율 인상은 국내 SW 서비스 기업들의 현안이다. 유지보수 요율 인상은 그동안 수차례 추진됐다. 그러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비용 절감은 국내 수요처의 고민이다. 외산 메이저 기업이 해마다 받는 유지보수비는 구매한 SW 가격의 20%에 이른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스피나커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SW 유지보수 요율 변화가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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