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지도, 빠른 배송 강점 살려 기존 사업자들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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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본사

소셜커머스 쿠팡이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을 운영하는 포워드벤처스가 금융감독원에 오픈마켓 서비스를 위한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쳤다. 금감원이 제시하는 기준요건을 충족하면 한 달 내에 등록이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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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워드벤처스 전자금융업등록현황

앞으로 쿠팡은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결제대금예치업(에스크로)을 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은 기존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로 나뉘었던 온라인 유통 채널 경계를 처음으로 허물었다. 소셜커머스에서 오픈마켓까지 영역을 넓혔다.

김수현 쿠팡 본부장은 “일반 판매자가 상품을 직접 등록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추가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중소 상공인에게 쿠팡 입점 문턱을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쿠팡은 상품 등록 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셀러스’와 제휴도 맺었다.

쿠팡과 티몬, 위메프 같은 소셜커머스는 법률상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돼 있다. 판매 최종 책임을 져야 하기에 MD가 상품을 선별해 고객에게 제안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물품 가짓수가 2만~3만가지에 머물러 있다.

반면에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사업자가 직접 판매자가 되지 않고 플랫폼 역할을 한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현재보다 더 많은 물건을 팔 수 있다. 판매자 간 경쟁으로 물건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오픈마켓인 G마켓, 11번가 등은 40만가지가 넘는 상품을 판매한다.

쿠팡은 지난 6월 손정의 회장이 있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로켓배송을 강조하며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


뉴스의 눈 “쿠팡 오픈마켓 진출에 쏠리는 시선…무한경쟁 시대 예고”

‘온라인 장터’를 표방한 오픈마켓도 지속적으로 상품추천 서비스를 강화해왔다. 소셜 영역으로 진입한 것이다.

소셜커머스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은 전자상거래 업계간 경계를 없애는 대형 사건이다. 기존 오픈마켓 등 온라인 사업자는 ‘로켓배송’ 강점을 내세운 쿠팡 서비스와 경쟁해야 한다. 전자상거래는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경계가 낮아졌다. 쿠팡은 바로 이점을 노렸다. 더욱이 쿠팡 인지도도 높다. 쿠팡처럼 한 사업자가 전격적으로 두 개 사업자 지위를 갖게 된 것은 처음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쿠팡 행보가 기존 오픈마켓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오픈마켓은 상품 수가 많은 만큼 위조품 판매, 고객 불만 등 다양한 부문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체계화된 위험 관리시스템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 역시 “오픈마켓이라는 것이 법에서 규정할 뿐 모바일 메신저, 앱 등에서 상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소비자에게는 시장 구분이 사실상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자상거래가 블루오션인지 레드오션인지 규정하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블루오션이라면 쿠팡이 뛰어들어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반면에 레드오션이면 파이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소셜커머스 티몬과 위메프도 쿠팡 향배에 주목한다.

티몬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보다 물건 종류가 많고 가격 경쟁을 붙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상품이 많아지면서 고객이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점은 극복해 가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위메프 관계자도 “사실상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구별이 없어진 상태에서 사업자마다 여러 사업의 장점을 취합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은 기존 사업자를 긴장시킨다. 눈여겨볼 점은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와 높은 인지도다. 소비자 지향적인 빠른 배송서비스가 쿠팡의 강점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택배서비스에 비해 ‘쿠팡맨’ 충성도가 높다. 고품질 고객서비스가 가능하다.

쿠팡의 높은 인지도는 마케팅에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사업자가 아닌 기존 사업자와 동등한 수준에서 영업이 가능하다.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한 요인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