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반도체 팹 장비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대비 2015년과 2016년에 전체 반도체 장비 투자는 줄어들지만 여전히 연간 16~18% 수준의 투자 증가율이 예상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SEMI 세계 팹 전망 리포트’를 발간하고 10억달러 이상을 반도체 장비에 투자하는 회사가 올해 7개에서 새해에 10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 투자가 두 자릿수로 성장한 올해 대비 2015년과 2016년에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SEMI는 기존 발표한 예측치를 재조정해 올해 세계 반도체 설비 투자가 340억달러(약 36조89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1% 성장한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 예측 증가율은 8% 수준이며 세계적으로 400억달러 이상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보다 장비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은 주요 기업이 투자시기를 내년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SEMI는 새해에 많은 기업이 팹 장비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에 따라 연간 10억달러 이상을 반도체 장비에 투자하는 ‘1조 클럽’ 기업이 7개에서 10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이노테라는 올해 7억3000만달러를 투자했지만 새해에는 두 배가 넘는 16억600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TSMC는 새해 반도체 장비 투자비가 10억달러를 상회한다. 인텔은 올해 대비 투자를 줄일 예정이지만 여전히 규모는 10억달러 수준을 유지한다.

SEMI는 올해 삼성전자, TSMC 등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웠지만 중반부터 장비 투자가 둔화되면서 일부 지출을 새해로 미뤘다고 분석했다. 14·16나노미터 설비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채택이 당초 예상보다 늦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4조5000억원 투자를 발표했지만 실제 집행은 58% 수준에 그쳤다고 SEMI는 분석했다. TSMC 역시 당초 예상보다 설비 투자를 늦췄으며 인텔도 당초 계획한 투자를 다 집행하지 않았다.


SEMI는 새해에 삼성전자가 오스틴과 텍사스에 14나노미터급 시스템LSI 설비 증대에 투자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파운드리가 새로운 팹8.2를 위한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