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화폐단위 원과 중국 위안화를 은행이 직거래 할 수 있는 시장이 연내 개설된다. 국내 위안화 청산은행이 업무를 본격화 하고 중국 자본시장 투자기회가 확대된다. 이에 따라 위안화 거래가 활발해져 은행·금융기관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늘고 기업의 환리스크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을 31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확정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7월 3일 한·중 정상간 이뤄진 위안화 활용도 제고 관련 합의의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위안화 무역결제와 금융거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위안화 역외 금융 중심지로서 충분한 잠재력이 있지만 거래기반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기업의 위안화 무역결제 등 실물거래를 통한 위안화 공급을 비롯해 위안화 결제, 투자, 환전 등 거래를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전자중개시스템 구축과 시장조성자 지정 등을 거쳐 12월 원·위안화 은행간 직거래시장을 개설한다. 지금까지 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한 국가는 일본과 러시아 뿐이다. 시장조성자는 장중 연속적으로 매입·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은행으로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10여개를 선정·발표할 방침이다.

위안화 청산·결제 시스템 운영도 본격화 된다. 위안화 청산은행인 교통은행 서울지점은 30일 청산업무를 개시했다. 청산은행은 위안화 청산·결제, 유동성 공급 등 중국인민은행 한국지점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정부는 청산은행의 안정적 영업을 위해 외환·은행감독규정 개선을 검토하는 한편, 시스템의 안정성 감시도 병행한다.

정부는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중국내 은행간 채권시장(CIBM), 적격해외기관투자자(QFII) 등 중국자본시장 투자 기회 확대에 나선다. 자산운용사 뿐 아니라 은행·증권·보험사 등도 RQFII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RQFII 투자 관련 장애를 해소한다. 또 CIBM에 투자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지속한다.

이밖에 중국 기업 등 외국인의 채권발행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전문 투자자 사모시장을 개설해 국내에서의 위안화 투자기회를 확대한다. 이와함께 단계별 유동성 공급채널을 구축해 위안화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종전 중국 무역액의 1.2% 수준인 위안화 무역결제를 중장기적으로 20%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위안화 표시 금융자산(채권, 파생상품, 예금 등) 규모를 중장기적으로 역외국가 중 홍콩, 대만에 이어 3위권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국내 위안화 거래와 금융자산 축적에 상응해 준비자산으로서 위안화 추가 확보를 추진한다. 특히 준비자산통화로서의 위안화 국제화에 대응해 ‘위안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발행도 검토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위안화 금융서비스 고도화 등 중장기 관점의 방향성 정립을 위해 내년 중 ‘위안화 금융 중심지 구축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