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사업자가 유심(Usim)을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제도가 4월 시행됐지만 여전히 이통사에 비해 턱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의 범용가입자식별모듈(유심) 구입 가격이 4월 이전보다는 낮아졌지만 통신사보다는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G를 기준으로 4월 이전에는 5500원 수준이었이던 유심 가격은 현재 2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LTE 유심은 8800원에서 4400~6600원으로 내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알뜰폰 사업자가 유심을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그동안은 물량이 적다는 이유로 통신사를 통해 구입,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이 있었다.

직접 구매를 시작한 4월 이후 가격이 절반가량 하락한 것은 긍정적 요소다. 그러나 여전히 이통사 구입 가격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통사들은 3G를 1000원 미만에, LTE는 2000원 초반대 가격에 구입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알뜰폰보다 두 배에서 세 배가량 싸다.

물론 한 번에 구입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가격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알뜰폰 상위 업체인 A사 역시 이통사보다 50% 이상 비싼 가격에 유심을 구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알뜰폰을 견제하기 위해 이통사가 유심 제조사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요금제도 저렴하고 유통 수수료까지 지급하는 상황에서 유심 가격이라도 아끼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현재의 절반 이하까지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4월 전후 유심 구입 가격 변화 자료:알뜰폰 업계 종합>

4월 전후 유심 구입 가격 변화 자료:알뜰폰 업계 종합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