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 연구개발진이 시스템온칩(SoC) 연구를 위한 오픈소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시스템반도체 부문 연구개발의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세계적 시스템반도체 연구 진앙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한양대 송용호 교수 연구팀은 지난 8월 미국 산타바바라에서 열린 ‘2014 플래시 메모리 서밋(2014 Flash Memory Summit)’에서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저장장치플랫폼을 처음 발표했다.

오픈소스 플랫폼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SSD 컨트롤러 전문기업인 인디링스가 OCZ 테크놀로지에 인수되면서 공개한 재스민 플랫폼이 시초가 됐다. 10여개국에서 이용했으나 하드웨어 부분에서 사용자가 재설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송용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오픈소스 플랫폼은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하드웨어 요소를 사용자가 자유롭게 재설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퍼포먼스(성능) 모니터링 모듈을 추가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스토리지 컨트롤러 성능을 정확한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송 교수팀은 이 기술을 모두 공개하고, SSD보드 역시 원할 시에 제작에 들어간 실비만 받고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낸드플래시 소자와 공정기술에서 세계 최고지만 SSD의 SoC, 신호처리, 임베디드 SW컨트롤러 핵심기술과 SSD응용기술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반대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설계 및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에 대한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기술 추가가 용이한 확장성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 설계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 교수는 “그동안 표준화된 하드웨어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시뮬레이션상에서만 테스트를 하고, 실제로 적용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오픈소스 플랫폼 기술을 모두 공개해 이 분야 연구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 세계와 나누는 교육적 효과는 물론이고, 산학 연계 기술 개발도 훨씬 용이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서 오픈소스 플랫폼을 공개하자마마 IBM, 도시바, 삼성, 칼텍 등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