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데이 위드 디스플레이(All Day with Display).’

디스플레이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다. 특히 새로운 기술과 기기의 등장은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더 많은 시간을 디스플레이와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디스플레이 기술 혁신은 관련 소재부품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부사장(CTO)은 21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2회 글로벌 소재 테크페어 기조연설에서 “현대인들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디스플레이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제 디스플레이는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으며, 이러한 디스플레이의 발전에는 소재부품업체와의 협력구조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전 세계 액정디스플레이(LCD) 패널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9인치 이상 대형 LCD에서 20분기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시를 시작으로 OLED 패널 분야에서 ‘세계 첫’이라는 타이틀을 휩쓸고 있다.

여 부사장은 이날 LG디스플레이의 양대 주력 사업인 LCD와 OLED TV사업 분야에서 핵심 소재 연구개발이 협력업체들과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가운데 자사 핵심 기술과 소재 개발 관련 동향을 외부에 공유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는 우선 LCD 패널 분야에서 대형화·초고화질 추세에 맞춰 다양한 기술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IPS(In-Plane Switching) 기술 분야에서는 저전력·친환경의 M+ 설계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M+는 RGB(Red·Green·Blue)로만 구성된 픽셀 방식이 흰색을 구현할 때 전력소비가 많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RGB 픽셀 구조에 화이트 소자를 추가한 것이다. 액정 영역에서는 그동안 파지티브 액정만 사용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글로벌 화학소재업체인 머크와 함께 공동 개발한 네거티브 액정과 UV PI를 조합한 기술을 개발해서 모바일용으로 양산하고 있다. 향후 이 소재를 모바일뿐 아니라 태블릿과 모니터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TFT 셀 공정에서는 주력인 비정질실리콘(a-Si)과 저온폴리실리콘(LTPS) 대신 저전력에 보다 적합한 옥사이드 TFT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백라이트유닛 영역에서는 현재 3~5개 정도 쓰이는 광학 시트를 하나의 시트로 교체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높은 색재현율을 구현하기 위해 카드뮴이 없는 퀀텀닷 시트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OLED 패널 소재 부문에서는 현재 옥사이드 TFT용 이그조(IGZO·Indium Gallium Zinc Oxide)를 사용하고 있지만, 더 높은 전기 이동성을 기닌 소재를 찾고 있다. 또 OLED 소재로 빨간색과 노란색 인광을 쓰고 있지만 보다 더 고효율의 재료를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 LG디스플레이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OLED 패널은 바텀 에미션(bottom Emission) 방식이지만 트랜지스터 숫자를 줄이기 위해 톱 에미션 방식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톱 에미션 방식은 TFT가 빛이 나가는 것을 막지 않도록 위에서 빛을 내보내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OLED 패널에서도 높은 휘도와 회복력을 지닌 커버 필름에서부터 인셀터치 기술, 크랙으로부터 자유로운 소재 개발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 부사장은 “OLED는 TV뿐 아니라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에 무궁무진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핵심 소재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또 최근 웨어러블기기가 등장하면서 저전력 요구가 높아져 앞으로 이 분야 소재 개발도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