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이 모씨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 기간 중 가전사로부터 사후지원을 받은 초고화질(UHD) TV로 인천 아시안게임 4K UHD(3840×2160)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월드컵에 이은 국제대회 UHD 생중계 시청에 이씨는 “UHD 화질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며 “개막식 출전 선수와 관중의 표정이 모두 살아있는 듯 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아시안게임을 UHD로 시청한데에는 아시아 4개국 기술진이 참여한 ‘드림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Photo Image
인천 아시안게임 4K UHD 생중계 기술 지원을 위해 방한한 소니 글로벌 서포트 센터팀 인력들이 아시안게임 경기장에서 소니 방송용 카메라 등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소니코리아>

드림팀은 소니코리아의 ‘소니 글로벌 서포트팀’과 KBS의 협력이다. 양 사는 지난 5월 체결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지난달 18일부터 기술협력 관계를 쌓고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기술진으로 구성된 ‘소니 글로벌 서포트 센터팀’은 수차례 국제행사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 KBS의 첫 국제대회 4K 제작에 도움이 됐다.

KBS는 아시안게임에 4K UHD 카메라 ‘F65’, 서버, 스위처 등 소니 장비를 쓰고 있다. 지난 6월 브라질 월드컵 생중계에 성능이 검증된 제품들이다. 마에다 카즈요시 소니 프로페셔널 사업부 시니어 플래너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과 올해 월드컵 4K UHD 제작 결과에 FIFA가 만족해했다”며 “KBS와의 경험은 소니 장비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Photo Image
인천 아시안게임 4K UHD 생중계 기술 지원을 위해 방한한 소니 글로벌 서포트 센터팀 인력들이 아시안게임 경기장에서 소니 방송용 카메라 등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소니코리아>

KBS도 적극적이다. 김대훈 KBS 차장은 “4월 국내 농구경기, 6월 월드컵에 이어 우리 손으로 처음 만드는 국제대회 UHD 생중계”라며 “양 측 기술진이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향후 4K UHD 본방송 시대를 위한 개선사항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이번 중계에 국내 업체 씬멀티미디어와 직접 개발한 국산 UHD 인코더도 투입하는 등 4K UHD 제작과 장비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있다. KBS는 외산과 비교해 이 제품의 성능이 높다고 판단해 장비 시장에서 국산 활용을 높일 기회로도 보고 있다.

아시안게임 4K UHD 생중계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30일에는 일본 전자·방송업계로 꾸려진 총무성 산하 차세대방송추진포럼(NexTV-F) 대표단이 KBS와 MBC의 4K 중계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방한했으며, 중국 CCTV에서도 관련 사항을 확인해 자국 차세대 방송 추진 과정에 참고하고 있다.


업계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4K UHD 제작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의 장비 경쟁력과 한국 업계의 4K 상용화 의지가 세계 UHD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져 향후 4K UHD TV 판매 등 가전을 비롯한 국내 UHD 산업진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